심사 총평

 대상을 수상한 대구 정길무용단의 ‘민화(民畫)’는 한국의 전통성을 상징하는 민화를 소재로 채택, 우수한 기량의 무용수들이 춤미학적 움직임을 입체감있게 살렸다는 평을 받았다.

금상을 받은 오문자 알타비아 댄스컴퍼니의 ‘물위의 페리바누스’는 밀도있는 극적구조를 바탕으로 지역무용수들의 탄탄한 기량이 돋보였다.

부산 박성호무용단의 ‘점(點)-세상을 잇다’는 음양의 우주적 진리를 화두로 남성군무진의 화려함이 부각되 한국무용의 양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은상을 받은 김태훈 현대무용단의 ‘Force of Heart...(심장을 강요하다)-시간의 틈입자’는 다양하고 세련된 춤동작으로 대중성을 확보했다. 광주광역시 김미숙 뿌리한국무용단의 ‘세번째 壁 , 벽...’은 작품 주제를 안정된 춤동작으로 설득력있게 풀어나갔다. 충남 김보라무용단의 ‘In the beginning’은 감각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현대춤사위로 세련된 무대를 보여주었다., 경북 정숙희무용단의 ‘미투리(Locks of Love)’는 안동에서 430여년전 발굴된 미이라의 편지를 소재로 동시대인들의 취향에 맞는 현대춤을 선보였다.

 

제19회 전국무용제는 지난해에 비해 참가한 발레단과 한국무용단의 수가 줄어든 반면 현대무용단은 늘어났다. 또한 지난해부터 병역특혜의 조건이 실시되지 않았음에도 남성무용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이는 무용수들의 춤사위가 입체적인 동작으로 발전되면서 춤작품 구성상 남성무용수들의 비중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추상적인 소재의 춤보다 대중의 이해를 얻는 ‘이야기’가 있는 춤작품이 증가한 대목도 이번 무용제의 수확이었다. 이외에 춤공간의 미학적 구성을 위해 춤을 보조하는 3D 영상 등 디지털 영상이 많이 사용된 점도 이번 무용제 경연작들의 공통점이다.

전국의 형평성있는 춤발전을 목표로 하는 전국무용제의 취지와 달리 운영되는 대목을 들자면 주역무용수와 군무진의 균형적 테크닉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이번에 일부 단체의 경우 군무진 무용수들이 신체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미흡한 동작을 구사해, 창의적인 테크닉을 보여주는 주역 무용수와 큰 차이점을 도출했다.

대체로 서울에서 활동하는 무용단들의 작품에서 모티브를 가져오거나 움직임을 모방하는 모습도 접할 수 있었다. 서울 무대에 오른 작품들과 비슷한 작품들이 많이 눈에 띄는 이유는, 서울에서 활동하는 안무가와 무용수들이 전국무용제 참가자격조건에 맞춰 지역대표로 참가하거나, 서울지역의 무용단의 전통적인 춤사위를 중심으로 활동해 온 무용수들이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출신무용단의 특징적인 춤을 이어오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전국적으로 균등한 춤발전을 이뤄내려는 전국무용제의 의도와 달리 운영되는 대목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무용군병역특혜가 없어졌지만 전국무용제에 참가한 연기상 후보들의 경우 남성무용수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공연장 구조에 따라 춤사위가 입체적으로 표현되면서 에너지 넘치는 남성춤꾼들의 동작이 선호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추상적인 소재의 춤보다 대중이 이해하기 쉽도록 [이야기]가 있는 춤작품이 증가한 대목도 이번 무용제의 수확이었다. 이외에 공연후 광주문화예술회관 앞마당에 설치된 비닐하우스 공연장에서 이어지는 다양한 공연이 관객들에게 축제의 즐거움을 보태었다.